주치의 정하기, 단 암0기는 선택이 제한적일 수 있어요

 주치의 정하기, 단 암0기는 선택이 제한적일 수 있어요

 주치의를 유방암 환자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경우는 유방암 0기 일 때입니다. 일단 서울대의 경우 유방암 0기는 진료 받을 수 있는 교수님의 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한 번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아산병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들었습니다. 아마 명의라 불리는 교수님들께 환자가 너무 몰리기에 그래도 암세포가 세포 밖으로 퍼지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0기가 다른 기수에 비해서는 덜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유방암 기수 구분에 관해서는 다른 게시물에서 다시 설명할 예정이지만 암의 기수는 암의 사이즈와 전이 유무 등을 보고 판단합니다.




아래의 글을 읽기 전에 앞서 게시한 제 글 2개를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20/06/02 - [유방암 정보] - 유방암 수술병원, 메이저 vs 근처 대학병원 (1편)

2020/06/03 - [유방암 정보] - 암수술, 집 근처 대학 병원 이럴때 좋다 (2편)


저의 경우 유방암 진단 받은 첫 병원도 장점이 많았습니다. 우선 유방암 치료는 표준 치료입니다. 어느 병원에 가나 표준화된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물론 교수님 별로 약의 순서나 선수술, 선항암 등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요. 첫 진단 받은 병원은 무엇보다 집에서 걸어서 십 분 거리의 대학병원이고 믿을 수 있는 곳이고, (암 진단 받은 직후는 만사가 다 괴로워서 저는 그냥 그곳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도 학교 끝나고 한 번 왔다 가라 할 수 있을만큼 가까운 곳입니다. 출퇴근하면서 수술할 때 저의 보호자를 해야하는 남편에게도 편리할 것 같았구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수술 전 검진은 진단 다음 주, 그리고 수술이 진단 2주 후라는 점이었습니다. 빠른 수술은 암환자의 심리적 안정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때 주위에서 빅3를 방문해보라고 권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이때 환자가 중심이 되서 어느 곳으로 할 것인지 정해야 후회가 적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이 많은 시기입니다. 사실 도움을 주는 고마운 분도 많았지만 자꾸 찔러보듯 건드려 놓는 짜증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어떤 병원 안 가봤냐?"

"서울 **병원은 아무리 멀어도 가 봐야지"

"암은 최소 3곳은 가봐야 돼"

"자식이 메이저 병원에도 안 모시고 갔단 말이냐 (환자 보호자에게)"

이런 말을 들을 경우 그냥 눈 막고, 귀 막으라구요.

그리고 너무 심하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분은 (자기가 할 것도 아니면서..말만 벌려 놓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걱정하시는 그걸 돈으로 달라 말하라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표현은 좀 강하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 스스로가 열심히 찾고 알아봐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환자가 (혹, 고령의 환자의 경우 보호자가)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또한 고령의 환자라면 보호자가 어디서 어디까지 움직여 줄 수 있는 지도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수술 병원을 선정하기 위해 마음먹은 것은 3가지 였습니다.

1. 가능한 한 달 또는 최대 8주 이내 수술하는 병원

2. 이동 거리는 1시간 30분 이내일 것

3. 빅 3, 최소 한 곳은 가 보자.


그리고 그때는 정신없어 몰랐지만 지나고 생각하니 병원과 의사를 정하는 것보다 더 먼저해야하는 것은 예약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Tip 병원 정하기보다 더 중요한 예약 전화!

마음먹은 병원이 몇 곳 있다면 먼저 예약 전화부터 해보세요.  내가 아무리 심사숙고해서 어떤 병원 어떤 의사한테 수술 받고 싶어도 이미 그분들에게 수술 받고 진료 받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약 전화를 통해 대략적인 외래 일자, 수술 일자 등에 대해 알게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큰 노선이 정해지기도 합니다. 꼭! 예약 전화부터 하세요.


아산병원은 일단 집에서 멀어서 제외하고 서울대와 삼성병원부터 예약했습니다. 다행히 두 곳 다 집에서 지하철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서울대는 한원식 교수님이나 이한별 교수님, 삼성병원은 김석원 교수님이나 남석진 교수님께 수술 받고 싶다고 마음먹은 직후입니다. 

대학병원에서 확진 받은 날은 8월 10일,

전화를 해본것은 8월 11일 또는 13일이었습니다.


서울대 예약 전화 안내원은 몇 기인지 물어보고 0기의 경우 한 원식 교수님께 진료 받지 못한다고 설명 해주더라구요. 0기는 아니기에 한 원식 교수님으로 에약했으나 가장 빠른 외래 진료 날짜가 8월 28일이라고 해서 일단 예약 완료하였습니다. 수술 날짜는 진료 후에 정해진다고 예약 받는 곳에서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삼성병원 예약 전화 안내원은 교수를 지정하지 않는다면 8월 22일 외래 예약할 수 있고 수술도 4주 후에 가능하다고 해서 역시 예약 완료합니다.  참고로 첫 확진 받은 대학 병원 수술일은 8월 21일이니, 삼성병원의 경우 약 한 달 정도 수술날짜가 늦어지는 것이고, 서울대의 경우 그보다 더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진단 받은 날짜는 2018년 8월 10일

1.집 근처 대학병원 수술 8월 21일

2.삼성병원 첫 외래 8월 22일, 수술 약 4주 후 (교수님 지정하지 않을 경우입니다.)

3.서울대병원 한원식 교수 첫 외래  8월 28일, 수술 약 6~8주 후

 

예약한 후 마음속으로 정한 건 '매일 전화해서 혹시 예약 취소가 나면 예약일을 당겨야지'하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매일 하루에 두어 번은 전화를 한 것 같습니다. 운 좋게 2틀만인가 빈 자리가 생겨 서울대 외래 예약을 8월 14일로 앞당깁니다. !!!!!!


그런데 이건 순전히 운입니다. 제가 1년 후, 재발로 다시 서울대 예약을 앞 당기고 싶어 정말 열심히 전화했는데 자리가 안 났습니다. 결국, 누군가가 내가 전화하기 직전에 취소해야 앞당겨지는 게 가능한 구조인데, 예약 전화가 한 번에 연결된 적이 없을 정도로 서울대는 예약을 원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열심히 전화확인했는데 예약일을 당길 수 없었다고 기운 빠져 하지 마세요. 원래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8월 14일날 한 원식 교수님을 뵙고, 서울대에서 수술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래서 다른 병원도 다 취소했습니다. 한 원식 교수님을 만난 첫 외래 경험담은 다음 게시물에서 다시 다룰 예정입니다. 다만, 8월 14일 한 원식 교수님을 오랜 시간 기다려서 딱 5분 뵙고 나니 앞서 게시물에서 언급한 메이저 병원의 장단점이 한 눈에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교수님이 제게는 믿을 수 있는 실력있는 의료진이라는 믿음을 주셨기에 그때도, 지금도 후회도 미련도 없습니다. 


참, 제게는 한교수님이 가장 좋은 교수님이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는 바로 그 분의 주치의가 가장 좋은 교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알려져있지 않은 명의도 무수하게 많습니다. 


참고로 제가 다른 사유로 많이 검색했던 일산차병원 조영업 교수님과 강남 세브란스 정준 교수님, 대림 성모 김성원 교수님에 대한 이야기도 향후 게시물에서 한 번 작성해보겠습니다.


다음 게시물에서는 '전원시 준비해야 할 서류" 와 '첫 외래, 환자가 알아두면 좋은 것' 내용으로 해서 작성해 볼 예정입니다.


유방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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