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간병인 비용, 며칠 필요한가요?

53.수술 동의서 보호자만 싸인할 수 있나요?보호자, 간병인 관련 궁금증과 답

유방암 수술 전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보호자가 수술 전 후 며칠간 병동에 머물러야 하는지 였습니다. 보호자로 남편이 오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 때문에 가능한 짧게 머물렀으면 했으니까요.제가 궁금했던 것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수술 전, 보호자 필요한가요?

아니요. 두 번의 수술을 경험해보니 유방암 수술은 수술 전에는 환자 혼자 계셔도 충분합니다. 물론 친한 지인이 옆에 있어주면 외로운 마음도 덜어지고 위로도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때니까요. 다만 감정적인 것을 제외하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저처럼 환자가 40대 후반에 아이들이 있고, 부모님도 연로하신 상태라면 굳이 수술 전부터 수술하는 엄마도 집을 비웠는데 아빠까지 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엄마들은 아이가 우선이잖아요. 나이 많으신 부모님도 마찬가지구요. 수술 전에 몇 가지 검사와 수술전날 팔이나 발에 혈관확보를 위해 주사를 꼽는 것 말고는 환자가 해야하는 것도 몇 개 없습니다. 저의 경우 모처럼 휴가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영화만 실컷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수술 전에 간병인은 절대, 필요없습니다.  


수술 동의서 보호자만 사인할 수 있나요?

병원마다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입원 전에 문의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하지만 서울대 병원의 경우 저는 수술동의서에 두 번의 수술 모두 제가 싸인했습니다. 수술 동의서를 수술 전날 설명 듣고 싸인 받는데 저는 두 번 모두 수술 전까지 보호자 없이 혼자 있었으니까요. 저 말고도 수술 전날은 혼자 지내시는 분이 많아서인지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병원 외 아산 병원도 수술 동의서 유방암 환자 본인이 싸인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수술 후엔 보호자나 간병인 필요한가요?

네, 하지만 최소 필요일수가 경우에 따라 달라요. 일단 복부복원의 경우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술일 포함 최소 3,4일 정도는 보호가자가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그게 어려우시면 간병인을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복부복원하면 며칠은 움직이면 안 되고 온 몸이 불편해서 서고 앉는 것도 보호자가 침대 움직여주어야 가능합니다. 수술 후에는 배액관에 소변줄도 3일 정도 끼워 있고, 화장실 가는 것부터 불편한 것이 많습니다. 


부분절제보다는 전절제 미복원이, 전절제 미복원보다는 전절제 보형물 복원이 통증이 더 심합니다. 하지만 세 경우 모두 수술 당일과 수술 한 날 밤 정도만 보호자가 계셔주시면 그 다음날부터는 혼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단, 체력이 약하신 어르신은 제외입니다. 하지만 저는 재작년 부분절제 했을때도 수술 2틀 후 퇴원까지, 작년 유방암 전절제 수술 했을 때도 수술 4일 후 퇴원까지 남편이 같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누가 있으면 편하긴 합니다. 일단 수술한 날은 보호자 필수입니다. 저도 수술한 날은 마취 깨고도 전반적으로 멍했어요. 마치 나사가 하나 빠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6시간 자지 말라고 의료진한테 들었는데 계속 졸리기만 했고요. 남편이 말 걸러주고 흔들어 주지 않았다면 아마 바로 잠들었을 것 같아요. 금식이라 목이 쓰고 깔깔한데 생수 조금 종이컵에 받쳐서 가글만 하게 해주는 것도 보호자가 이때 해주면 좋아요. 온 몸이 긴장해서 인지 쑤시는데 보호자한테 어깨 조금, 발쪽을 주물러 달라해도 좋구요. 그 다음날부터는 의외로 식판 들고 나르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원래도 기운이 많이 없는 편인데 왼쪽 팔에 힘주지 않으려고 하니 한 쪽 팔로 식판을 나르는 게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리고 수술날과 수술 다음날은 아주 일부지만, 호흡이 가빠지거나 피가 나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 보호자가 같이 지켜봐주시면 가장 좋지요. 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는 보통 환자 기분 수술 다음날부터는 혼자 걸어다니고 혼자 화장실 가고 전부 조심조심 할 수 있습니다. 즉, 유방암 부분절제나 전절제 미복원, 전절제 보형물 복원의 경우 보호자나 간병인인 최소 수술 당일과 수술 한 날 밤까지 또는 다음날까지만 계셔주시면 큰 무리는 없어요. (그렇다고 기운이 팔팔한 거 아니예요. 저의 경우 두 번의 수술 모두 병원보다 집에 오니까 정말 쳐지더라구요. 땅으로 기어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원래 기운이 약한 편이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또한 아무도 없으면 수술 며칠간은 더 서러울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시구요. 가슴을 절제하고 갑자기 암환자가 된 그 모든 게 힘들때니까요.


보호자가 사정상 올 수 없고, 낯선 간병인도 불편하시다면, 간호병동 이용해보세요. 저는 사실 수술때 간호병동을 몰랐는데 간호병동 있는 병원은 딱히 보호자도 필요없다고 합니다. 수시로 열 체크해주고 살펴봐주고 식사 가져다 주신다합니다.  유용할 것 같습니다.


간병인, 어디로 연락?  어플 케어네이션? 서울대 협력업체 희망간병, 한나케어, 제니엘? 

대부분 병원에 게시된 간병인 업체 연락처를 이용하거나 간병인 어플(케어네이션 등)을 이용합니다. 우선, 병원에서 준 수술 전 안내문 등에 간병인 업체 연락처가 동봉된 경우가 많지만 없을 경우 간호사실로 전화하면 두세 곳 연락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아요. 사람을 구하고 그 사람과 관련된 일은 개인의 책임이네요. 즉, 환자가 많을 때는 간병인을 못 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리 예약하면 괜찮지 않나?' 싶으신 분도 많을 텐데. 직접 전화해보면 업체에서는 입원이나 수술 당일 아침에 전화하라고 하는 것이 더 많아요. 어찌됐건 연락처 받으시면 미리 전화로 확인해보세요. 최소 이용 일이 정해진 곳도 있습니다. 참, 병원과 연계된 간병인 업체에서 오신 분은 그 병원에서 여러 번 간병을 하셨을 가능성이 높아 병동에 대해 잘 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건 어떤 분이 오느냐 케이스별로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 구하기 힘들때는 간병인도 중국 교포만이 가능할때도 있구요. 간병업체는 전문 간병인 관리업체가 아닌 직업 소개서 정도처럼 느껴졌습니다.  간병인 어플인 케어네이션도 마찬가지같구요. 즉, 엄청 만족도가 높은 분도 업체의 관리보다는그 분이 잘하신 것 같습니다.



*2019년 수술당시, 서울대 병원에 붙어있던 간병업체 (희망간병, 한나케어, 제니엘) 연락처입니다.

 

간병인, 비용은 얼마나 하나요?

대부분 병동 복도에 간병인 업체 연락처와 비용 적혀있어요. 서울대병원의 경우 제니엘, 한나케어, 희망 간병 세 곳이었는데 12시간 기준 5만 원, 24시간 기준 9만 원이었습니다. 복부복원처럼 환자가 못 움직이는 경우 1,2만원의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추가금 요구는 안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기타 식비나 교통비 등은 따로 지불하지 않습니다.  같은 병실의 분들이 간병인을 이용할 때 비용이 얼마인지 슬쩍 물어보시면 시장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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