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집 근처 대학 병원 이럴때 좋다 (2편)

 암환자가 되서 제가 제일 많은 고민을 했을때가 바로 병원을 선정할 때였습니다.  빅3로 가야 할까 집 근처 대학 병원으로 가야 할까. 고민의 고민을 했기에. 제가 찾아보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메이저 병원의 장단점은 

2020/06/02 - [유방암 정보] - 유방암 수술병원, 메이저 vs 근처 대학병원 (1편)

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아래는 집 근처 대학 병원과 집 근처 대형병원의 장단점을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적어보았습니다.


병원 선정은 머리가 아픈일입니다. 암이라는 말로 마음도 몸도 무너지는데 "어느 병원이 좋더라","왜 거기 안 가냐?" "어떤 선생님한테 수술 받아야 한다"  간섭하는 말 들이 많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저의 남편은 "무조건 빅3중 하나로 가라"고 강력히 주장했고 이미 유방암 투병 중인 지인은 "많이 기다려야 하는 빅 3보다는 한 달안에 수술이 잡히는 대형 대학 병원이면 어디든 좋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저 또한  첫 진료와 진단을 받은 곳이 집 근처 대학병원이었고 규모도 작지 않아 고민에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의 대학병원, 정말 좋은 조건입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집 근처 대학병원의 장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집 근처, 대학 병원 이럴 때 좋다.


1. 빅3에 비해서 좀 더 빨리 수술할 수 있다.

2.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진료 받을 수 있다.

3.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허셉틴 등 치료가 길어질 때 가까운 병원이 훨씬 편리하다.


유방암은 표준 치료로 진행됩니다. 어느 병원에서 치료하든 정해진 루트 그대로 진행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저도, 제가 아는 지인도 모두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었기에 병원은 달랐지만  똑같은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표준 치료라고 합니다.  같은 치료일때 굳이 사람이 많은 빅3병원으로 갈 필요가 있을지, 한 번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약도, 치료 순서도 같기 때문입니다.  


"명의한테 수술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지친다"면 오래 대기해야하는 빅3보다는 빠르게 진료 받고 수술받는 집 근처 대학병원이 암의 빠른 제거와 환자의 심리 상태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빠를 경우 진단 1주일 이내에 수술하는 곳도 많습니다.  앞선 게시물에서 설명했듯이 빅3는 첫 진료를 보는 것만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향후 치료 과정이 길어질 것도 대비해야 합니다. 환자의 체력으로 이동 거리와 대기 시간을 이겨내야 하니까요. 특히 항암 치료 받으러 갔다 왔다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무엇보다 항암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가야 할 때, 항암 환자는 치료를 받고 있는 본병원에서만 받아주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같은 유방암 환자인 지인은 열이 올라 본병원은 두 시간이 넘게 걸리니 집 근처 대학병원에 갔다가 안 받아줘서 애먹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눈물 납니다. 즉, 지방에 거주하는 빅3환자들이 항암 부작용으로 이상이 있을때 인근 대학병원에 가면 "서울 본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말을 들을 수 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인근 병원에서는 자신들이 치료하지 않은 항암 환자를 케어하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워서 그런 게 아닌가 짐작됩니다. 이때 근처 대학병원이 본병원이면 당연히 다르겠지요. 즉, 위급할 때 집 근처에서 빠르게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면 더더욱 집근처 대학병원을 추천합니다. 방사선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원이 보유한 치료기에 따라 횟수가 다르지만 최소 15~20회부터 33회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20회 받았는데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가야하고 방사선 치료 직전부터 타목시펜도 먹기 시작해서 무지 피곤했습니다.  당시 타목시펜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던 시기인데도 방사선 치료때는 왔다갔다 몸이 피곤해서 오히려 시도 때도 없이 졸았던 것 같습니다. 즉 방사선 치료때 집에서 먼 빅3 병원을 매일가는 것은 힘에 부칠 수 있습니다.


집 근처 대학병원에 대해 만족하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병원 자주 간다. 치료 받다보니 이동 거리 편하고 가까운 곳이 최고다."

"삼중양성이라 수술, 항암 방사선까지 다 마치고도 아직 허셉틴과 졸라 때문에 병원 가고 있어요. 치료받기 시작한지 벌써 1년 6개월이 가까워오는데 병원마저 멀었으면 어떻했을까 싶네요."

"방사 치료 5분 받으려고 지방에서 매일 몇 시간 걸려 왔다 갔다 너무 지친다. 집 근처 병원이 최고다" 라고 말합니다.


 또한 환자가 고령일 경우 모시고 가는 보호자의 동선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는 빅 3만 고집할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모두 가까운 거리의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방사선 치료의 경우 지방의 몇몇 병원은 입원 방사하는 곳도 있습니다. 몇 곳 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단점이지만 혹시라도 가능한 곳이 있다면 입원 방사하는 것이 환자에게 편리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메이저 병원이 가진 장점을 역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수가 빅 3보다 적으니 수술 기회나 판독 기회도 빅3보다 적습니다. 임상도 빅3에만 집중된 것이 많습니다.


결국 빅3나 집 근처 대학병원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타협안으로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수술은 메이저에서 하고 항암과 방사선은 집 근처 병원에서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전 게시물에서 유방암 메이저 병원의 장점을 언급했고

2020/06/02 - [유방암 정보] - 유방암 수술병원, 메이저 vs 근처 대학병원 (1편)

다음 게시물에서는 유방암 명의와 담당의 선정에 대해 게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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