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장하영 재판 생중계, 美사건은 살인죄

정인이 재판이 오늘 10시 30분이다. 사실 재판을 생방송한다고 해서 재판 절차에 무지한 나는 '티비에서 나오겠구나, 눈 부릅뜨고 살펴보는 것만이라도 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법원이 '정인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감안해, 공판이 진행되는 본법정 외에도 다른 두 개의 법정에서 생중계를 해주는 것이지 TV에서 방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두 개의 법정에서 생중계를 해주는 것도 서울남부지법이 개원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서울남부지법은 재판 전날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3시간동안 방청 신청을 받았다고 하는데 총 800여명이 응모했다고 한다.  실제 방청권은 51명에게 돌아갔다. 즉 16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보인것이다.


재판이 어떻게 될까? 대중의 마음은 아마도 양부모에게 강력하게! 살인죄를 적용시키는 것일 것이다. 사실 정인이 사건과 비슷한 미국의 사건 판례를 기웃거리는 심리는 다 같을 것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2017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32개월 된 클로이 허낸데즈가 사망한 사건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클로이의 보호자 에릭 불은 "아이가 계단에서 굴렀다"며 자신에게 쏠린 눈초리를 피해가려고 했다고 한다. 다들 느낄 것이다. 이 사건이 정인이의 사망 전후의 상황과 보호자의 변명이 비슷하다는 것을.


32개월된 클로이도 너무도 마음 아프게 췌장 바깥이 찢어져 있었다고 한다.  정인이의 찢어졌던 췌장. 아마 정인이의 췌장이 절단된 것은 평범한 국민들이라도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평생 잊지 못할 사실이다. 클로이의 보호자는 "아이가 계단에서 굴렀다"는 망발에 이어 "높은 곳에서 떨여저서"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다쳐서" 등등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 주장을 보고 우리도 자연스레 오버랩 되는 사람들이 있다. 정인이의 양부와 양모다. 눈물이 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다행히 클로이 사건은 부검의였던 캐서린 캘러핸의 감정 보고서로 뒤집힌다. 부검의 캐서린 캘러핸은 "클로이는 큰 압력에 의한 외상으로 사망했으며 살인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심장, 간, 췌장에 손상이 있는 것은 단순사고일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캐서린 캘러핸같은 부검의의 활약이 있기를 제발, 제발 기대해본다. 제발 정인이 사건을 일으킨 양부모가 제대로된 처벌을 받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인터넷 맘카페 등의 모임에서도 정인이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진정서를 써서 보내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특히나 진정서 제출에 더욱 기름을 붙인 건 정인이 양모였던 장하영씨의 친정 부모가 운영하는 교회에서 장하영씨를 위한 탄원서를 교인들끼리 모아 제출했다는 소문이 돌고나서다. 소문이라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소문이 났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럽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재판에서 변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 부모와 딸이 함께 그냥 "잘못했습니다. 벌 받겠습니다."가 정상이 아닐까. 일반인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성직자라면...내가 성직자에 대핸 너무 큰 환상이 있었나 보다.


정인이 사건이 대중의 공분을 사는 건 사건 자체로도 피눈물이 흘릴일이지만 양파껍질 벗겨지듯 알려지는 주위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화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양부모들의 부모 모두 목사. 외양할머니 어린이집 원장직 수행. 양부모 모두 미션스쿨 졸업. 물론 성직자의 자녀라고 모두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음을 안다. 하지만 최소한 성직자 가정이라면 그리고 어린이를 돌보는 어린이집 원장을 업으로 하고 있다면 정말. 아무리 미웠다라도 최소한 남의 눈이라도. 의식하고 최소한 시설처럼이라도 먹이고 입혀야 했었다. 사랑은 주지 못해도 구박은 하지 않는 최소한 공평하려고 노력하는 시설처럼만이라도... 이들이 정인이 죽고 나서 며칠 후에 와인파티를 했다는 소식은 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정인이가 입양 전 키워주었던 위탁모는 정인이 입양 때 " 양부모의 집안이 모두 목사에, 어린이집 원장이라 정말 정인이가 사랑받는 곳으로 가는구나" 싶어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나였더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목사의 집안에서 어린이집 원장이 있는 집안에서 16개월도 안 되는 10키로도 안 되는 어린 천사가 그것도 외력에 의해 숨질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췌장이 찢어져 장기에 피가 고여있는,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말도 못한 어린 것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몸안 가장 깊숙이 있는 췌장은 교통사고같은 큰 사고가 아니면 거의 찢어지지 않는 곳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양외할머니..  어린이집 원장이 평균아이보다 훨씬 작고 가벼원던 정인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돼는 이야기다.



제발. 정인이 재판에 온국민이 갖는 마음이 투영되도록, 그리고 이런 사건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도록 제대로 조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두아이에게 아침에 밥을 챙겨주면서 말했다.

"착하진 않아도 돼. 하지만 남한테 나쁜짓 하면 안돼"  두 아이는 밥상을 차리면서 앞뒤없이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고 나를 쳐다봤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양부모에게 "입양은 안 해도 돼. 왜 할 자질도 안되는 것이 입양해서 귀한 아이를 죽여. 미친 것들아."였던 것 같다. 그냥 시설에서만 자랐어도 기존의 위탁모에게서 자랐어도, 아니면 다른 입양가정으로 갔다면 정인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아침부터 재판이 어디서 방청을 하는지 찾아보았던 것은 사실 양부모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어떻게 자신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 아이를 그토록 아프게 할 수 있는 건지. 사람이 방패막이 없는 어린 아이에게 얼마나 악독해질수 있는 건지. 어떻게 인간이 진정 그토록 사악해질 수 있는 것인지. 눈물이 났다.

 

(지난 주 신문에 이영애의 사진이 크게 보도됐다. 정인이 묘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는 이영애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이었다. 그 한 장의 사진에 내 마음에도 눈물이 흘렀다. 아마 사람들이 나처럼 정인이 묘소를 찾아 눈물짓는 이영애를 보고 슬피 울었던 것은 대중의 마음을 이영애라는 연예인이 다시 한 번 더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일것이다. 정인이 사건을 보고 마음이 울컥하지 않았던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그게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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