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초음파와 영상 촬영, 복부 검사 과정 및 주의점,비용

유방암 2년 6개월 검사 (재발 후 1년 6개월)입니다. 재발했던 기억이 생생해 사실 모든 검사가 아직도 긴장되고 무섭네요. 오늘 검사는 채혈부터, 유방 영상 촬영, 유방 초음파, 복부 초음파, 본스캔 등 다양합니다. "목걸이, 안경, 가발 빼고 검사 하나?'" 금식해야 하나?" 등 매번 헷갈렸던 내용이 또 궁금합니다.

9시 45분 유방 영상촬영이 첫 예약이라 집에서 아이들 밥 주고 학교 보내자마자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도착해서 수납까지 마치고 보니  9시 43분,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영상 촬영하러 가니 삼십 명 남짓한 분들이 대기 중입니다. 유방 영상 촬영과 초음파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1.유방영상 촬영 전에 일어난 일들

예전 배우 조정석이 드라마에서 남성 유방암으로 영상 촬영, 즉 눌러 찍는 기계 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생생한 표정이 자동적으로 재생되는 곳입니다. 

담당자(의료진)는 " "**77"님 들어오세요. " 호명합니다.

무심한 담당자의 호명과 달리 여러번 찍어본 영상 촬영을 진행해본 환자 입장에서는 눌러 찍는 기계를 보자마자 작은 한 숨이 나옵니다. 

의료진은 저를 보고 "안경 벗고 잠시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네요.

순간 '안경도 벗었었나? 기억이 없는데'하면서 시키는 데로 순순히 안경부터 벗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제 가슴을 보더니

"음.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오더가 잘못나왔네요"라고 하네요....

병원에서 뭔가가 지체되면 다 무서운 저는 "왜? 왜요?"라고 되묻습니다.

담당자 왈 " 왼쪽 전절제하셨지요? 그런데 오더는 양쪽 촬영으로 나왔어요. 전절제한 가슴은 촬영을 못합니다. 별 건 아니니 간호사실 가서 취소 요청하시고 또 수납을 다시 하시고 그다음에 접수처에서 확인받고 오셔야 합니다."라고 저를 내보냅니다.

 

유방에 이상이 있다는 말이 아니어서..일단 안심했지만.. 순간 '번거롭게.. 그냥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분명 또다시 처음부터 대기해야 하니까요... 제 잘못도 아닌데....

 

하지만, 경험상 이때는 조목조목 따지는 것보다 의료진이 이야기한데로 빨리 처리하는 게 가장 빠르다는 걸, 저는 압니다. 말 잘 듣는 학생처럼 잽싸게.. 간호사실 가서 이야기하고. 수납 가서 다시 처리하고 (반납 때 금액이 700원 정도..ㅠㅠ. 그냥 진행하지. 나 반납 안 받아도 되는데) 또 접수처 갔다가 다시 영상센터로 와서 다시 처음부터 기다렸습니다. 대형병원이 이런 게 좀 그렇지요... 하지만 내심 여러 번 확인하니 수많은 환자라도 중간에 문제가 되는 건 없을 거야..라고 안심되는 부분도 큽니다.

 

2. 유방 영상 촬영

좀 전에 담당자가 "안경 빼세요" 했던 것과는 달리 그냥 가운 입은 그대로 가슴만 보이게 기계 앞에 서 있으라고 합니다. 노파심에서 제가 한 번 더 묻습니다.

"가발, 안경, 목걸이 중 빼야 하는 게 있나요?"

"없습니다. 상의 가운만 탈의하시면 됩니다."

"아. 아까 다른 분이 안경을 벗으라고 해서요"

"그건 안 경하고는 상관없지만 눌러 찍다 보면 환자분이 아프셔서 몸을 비틀 거나하면 안경이 빠지거나 불편하실까 봐 드리는 말이지 검사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아. 네!"

"보형물 있으신 쪽 없으신지요?"

"없어요. 그런데 보형물 재건을 나중에라도 할 수도 있는데 하면 촬영이 잘 안 되나요?"

 

여태까지 쭉쭉 잘 설명해주던 의료진이 살짝 주저하면서 저를 보다 조심스레 말하는 대답은

"보형물이 있으면 일단 살짝만 집어서 검사해요."

"보형물을 누르면 터져서 그런 건가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하지만 눈치가 의료진은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보형물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보형물을 하면 혹 잘 안 보이는 쪽이 있을 수도 있어요..(이게 진실인 것 같아요.)"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여러분들이 다들 아시는 상황입니다.

"힘 빼세요. 힘을 안 빼시면 잘 안 찝혀서 다시 찍어야 할 수 있습니다."라는 살짝 엄포와

"팔을 뻗어서 잡으시고 누릅니다."

헉!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매번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유방 촬영은 너무 아픕니다. 아마도 가슴도 별로 없는데 눌러야 더 정확히 나오니 없는 살을 늘려서 누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남성 유방암 주인공을 맞은 조정석의 유방 촬영할 때 토마토가 터지는 영상으로 처리했던 건 제작진이 참 연구를 많이 하고 만든 화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

 

그래도 아픈 기억은 강하게 남았어도 다행히 짧게 끝났습니다.

 

3. 유방초음파 (액와부 도플러 초음파-일반)

유방초음파를 위해 대기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저 포함 30명은 됩니다. 그중 병실에서 막 내려온 젊은 분이 눈에 띕니다. 항암 모자를 쓰고 남편 손을 꼭 잡고 내려온, 아무리 많이 먹었다고 해도 30살은 넘지 못했을 얼굴입니다. 

유방암수술 전날이나 아침에 다시 한번 초음파를 하니 아마 오늘이나 내일 수술을 하겠지요. 항암 모자 속 맨드라미 깎은 머리가 오버랩되고 솜털까지 뽀송할 것 같은 (실제로는 항암으로 솜털까지 다 빠졌겠지요) 젊은 얼굴에 되려 눈물이 납니다.  저 젊은 분에게 이번 항암과 수술이 일생의 가장 큰 고난이었기를 마음 깊숙이 바래고 바라봅니다. 

 

"**77님!"

"네"

초음파 검사실의 전경은 매번 똑같습니다. 상의를 탈의하고 담당자가 올 때까지 커다란 페이퍼 타월 등으로 덮어놓습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오면 하얀 젤 형태의 무언가를 바르고 그 위를 초음파가 쓱쓱 지나가는 것입니다. 

매번 똑같은 전경, 하지만 재발했다는 추측으로 다시 초음파 검사를 했던 그때의 무섭고 떨렸던 기분만이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생됩니다. 누워있다는 사실만으로 눈물이 고입니다. 무섭습니다.  다행히 초음파 하는 의료진이 오기 직전에 눈물은 닦고 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님이시지요? 초음파 검사 왼쪽(전 절제한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왼쪽 유방암으로 첫 번째 부분절제 그리고 재발해서 두 번째 전 절제하였습니다. 전 절제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음파가 같은 강도로 지나가도 전 절제한 쪽의 감촉이 다릅니다. 당연하겠지요. 지방이라는 쿠션이 제거된 상태니까요. 초음파 하면서 제거된 부분의 뼈가 닿으면 얼얼하고 아픕니다. 아마도 긴장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왼쪽을 천천히 보고 나서 수술하지 않은 오른쪽과 임파선 쪽도 다시 초음파 합니다. 늘 그렇듯 빨리하면 제대로 발견 못할까 두렵고 천천히 자세히 보면 무언가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무섭습니다. 

 

4. 복부 초음파

오늘 복부초음파는 두 개과의 협진(?)입니다. 음. 말이 좀 이상한데 유방도 복부초음파가 잡혀있고 제가 서울대에서 1년에 한 번씩 진료받는 (담낭에 용종이 있습니다.) 소화기 내과에서도 간, 담낭 초음파가 잡혀있었는데 전화로 문의하니 거의 똑같은 검사라 한 번에 합칠 수 있다고 해서 (돈도 절약하고 불필요한 검사도 안 하고) 하나로 합친 검사입니다. 

 

유방 관련 검사와 달리 탈의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가서 검사대 위에서 겉옷을 탈의하고 (목걸이, 안경, 가발, 브래지어 그대로 착용합니다.) 순전히 복부만을 노출시킵니다. 

그런데 민망하게 간호사분이 나이 드신 중년 남성분이시네요. 저 또한 중년이지만 왠지 좀 부끄럽습니다.

'아가씨들은 너무 민망하겠다' 싶은데 

"허리띠를 살짝 풀고, 좀 더 밑으로 바지를 아주 살짝 내려주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해주십니다.

민망한 건 민망한 거고 혹시라도 좀 더 복부 하단을 잘 봐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허리선을 가능한 (배꼽선이 잘 보이고 그 살짝 밑까지 보이도록) 내리는 자동반사적인 내 모습에 순간 어이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복부초음파 하시는 분은 전문가는 남자분인데.. 이때는 또 부끄럽지 않더라고요.

아마도 나도 모르게 잘못된 성의식이 강하게 있었나 봅니다. (간호사는 여자고 의사는 남자일 거라는 고정관념??..) 순간 부끄러워 반성해봅니다. 

 

복부초음파는 유방초음파 검사법을 동일합니다. 투명한 젤을 복부에 바르고 초음파 기계로 미끄러지듯 이곳저곳 복부의 내장기관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담낭 용종 사이즈의 변화를 보는 것도 주된 목적이라 특히 오른쪽 장기 부분을 더 세심히 보시는 것 같습니다. 별로 어려운 건 없습니다.

"숨 참으세요"

"배를 힘껏 부 불리세요"

"이제 숨 쉬셔도 됩니다." 등 지시에만 따라주면 됩니다. 

팬티 선도 내려서 누웠는데 하복부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 그냥 복부초음파입니다. 

 

5. 채혈

채혈도 빠질 수 없는 검사입니다. 다른 건 없고 8시간만 금식하고 채혈하면 됩니다. 놀바덱스(타목시펜)를 먹어야 하느냐 마느냐 말도 많고 간호사님은 지난번에 괜찮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냥 안 먹고 채혈 후에 먹었습니다. 그래 보았자 몇 시간 차이 안 나니까요.. 다만 횟수는 빼놓지 않고 챙겨 먹었습니다.

 

6. 검사 비용

아래 비용은 유방촬영+유방초음파+본스 캔+복부 초음파 비용의 합산입니다. 저는 중증 적용을 받는 산정특례자라 5%만 부담해서 23,600원 냈습니다. 일반인이시면 적용 전 진료비 총액인 472,722원 내시면 됩니다.

 

*이 날 검사는 위의 5가지 + 흉부 엑스레이 +뼈스캔이었습니다. 뼈스캔과 엑스레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 연관 게시글에 따로 올렸습니다. 

 

펫시티와 흉부CT 차이점, 검사 비용, MRI, 조영제 부작용

 

펫시티와 흉부CT 차이점, 검사 비용, MRI, 조영제 부작용

흉부시티와 PET-CT시티 차이점, 조영제 부작용과 mri 주의점 등 한원식 교수님 2년 검진 상세 과정입니다. 서울대병원 혜화에서 유방암 수술 후 2년 검사를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재발 후 1년 검

amazonesstory.tistory.com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