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수술은 한 달 후, 조직검사 후 통증까지,림프전이 된 걸까?

조직검사한 자리는 더 땡땡해지고, 수술 대기는 길고, 전이될까 무서워요.

유방암 진단 후 지난 2년 동안 가장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첫 진단 받았을 때는 막막했고, 재발했을 때는 너무도 괴로웠고, 유방 복원 수술과 미복원 수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 또한 참으로 결정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불안했던 때는 첫 진단 후 수술까지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유방암 수술 전까지 4주~6주, 전이되지 않을까?

가장 큰 고민은 전이였습니다. 암세포가 이미 몸 안에 시한폭탄처럼 자리잡고 있는데,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하기 위해서는 최소 6주는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당시 다른 메이저 병원의 대기는 최소 4주에서 8주 였습니다.) 무엇보다 '빅3중 한 곳의 명의에게 수술하고 싶다'는 마음과 기다리는 동안 전이되면 어떻하나는 불안감으로 '집 앞 대학병원에서 바로 수술하는 게 나은 것이 아니었을까?'로 계속 저를 괴롭혔던 시기였습니다. 임파선을 만져보면서 혹여 뭔가가 잡히는 것만 같으면 림프전이가 아닐까 불안했고, 머리가 아프면 뇌전이가, 무릎이 앞면 뼈전이가 아날끼? 고민하는, 이러다간 암이 아닌, 걱정으로 지레 죽겠다 싶은 날도 있었습니다. 제 불안감을 간파했던 것인지, 남편은 빅3 중 한 곳에 의료진으로 근무하는 지인에게 간곡하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 유방암 수술 대기가 최소 4주에서 6주인데, 그동안 전이될 수 있는지?"

숱한 고민끝에 어렵게 건넨 질문이었지만, 사실 답은 간단했습니다.

"그렇게 금방 전이 잘 안 돼. 그리고 그렇게 전이가 다 빨리되면 아무도 빅3에서 수술 못해. 빅3에서 수술하는 사람들은 다들 그만큼은 대기하니까"

저는 이상하게도 그 말이 그래도 안심이 됐습니다. 이 막막한 불안감을 나만 혼자 겪는 일은 아니겠구나 싶어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기다릴 거 마음이라도 편하게 가지고 기다리자 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누군가는 기다리면서 전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대기기간까지 고려하고 선택한 병원이라면 최소한 기다리면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유방 조직검사한 부분이 콕콕 수시고 아파요.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조직검사는 조직을 떼어내서 검사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아프고 쑤십니다. 그런데 암이라고 하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통증에 대한 강도가 더 세게 느껴질 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저 또한 조직검사하고 며칠간은 '조금 아픈가 보다'하고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암이라고 하니 가슴에 손도 쉽게 대지 못하겠더라구요. 또한 겨드랑이 부분이 불현듯 콕콕 쑤시고 아픈 게 림프 전이의 전조 증상이라고 보긴 힘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심리적인 고통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물론 알게 모르게 림프전이가 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술 전 검사까지 마치고 수술만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별다르게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열이 심하게 나거나 겉으로 보기에 확연한 이상 증상이 있으면 해당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수술 날짜가 당겨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나만큼 아파서 대기하는 유방암 환자들은 각 병원마다 너무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림프가 전이되었는지는 그런 사소한 증상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수술장에서 열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치료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수술대기 기간은 누구에게나 지옥 같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을 편하게 갖도록 자신을 북돋아야 합니다. 암은 스트레스에 가장 취약합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전 2018년 수술 이후 1년 검사에서 재발인지 아닌지 기다리는 동안 (가슴에서 뭔가가 보인다고 서울대 한원식 교수님이 말씀하신 후 초음파 검사, 유방mri 검사 후 최종 진단까지 4주, 그리고 그 이후 수술 대기는 7주였습니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가능한 제가 원하는 것들, 즉 치료 중 먹기 힘들 수 있는 회를 먹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가족에게 챙겨줄 것을 하나씩 해주었습니다. 첫 수술때 힘든 대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막연히 불안해하는 것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내는 게 나한테 더 나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걱정한다고 치료가 더 잘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다음 게시물에서는 '표준치료기간 얼마나 걸릴까?'에 대해 게시하겠습니다.


유방암 정보

29.선항암, 완전 관해라는 희망이 있다.


유방암 이야기

초음파 검사, 자동반사적으로 눈물이 흐른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