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우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

환자였던 과학자가 분석한 암의 원인, 그리고 예방을 위한 식습관과 생활습관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읽기 전에는 사실 이 책에 옹호적이진 않았습니다. 범람하는 **요법 같은 책이 아닐까 의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음식 하나를 저격하는 듯한 책 제목도 마음에 좀 걸렸구요. 하지만 첫 장을 다 읽기도 전에 저는 몰입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바로 유방암 환자였고, 특히 재발환자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 제인 플랜트는 "유방암이란 위험하고 알 수 없는 주제이다. 다섯 번이나 그것도 마지막엔 림프절까지 침법할 정도로 심각한 유방암을 앓은 사람으로서 나는 그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로 이 책의 서두를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의학과 과학 등의 모든 노력도 유방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에 집중되었을 뿐, 이 끔찍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동시에 "다섯 번의 유방암을 겪어낸 여정의 기록인 동시에 내가 어떻게 과학자로서의 경험과 훈련을 이용해 그 질병과 치료를 견뎌냈는지에 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며 이 책의 의의를 알려줍니다.




첫 파트에서는 과학자의 눈으로 유방암을 보면서, 왜 내가 유방암에 걸렸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제인플랜트는 위험요인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서구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종양 크기가 1cm가 넘은 암은 이미 약 10억 개의 암세포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분열, 증식한 것이 바로 종양이다. 이렇게 증식이 되더라도 그 세포 덩어리가 다른 조직을 침범하지 않고 원래 조직 내로 제한되면 '양성', 인접 조직이나 멀리 떨어진 조직까지 침범하는 것을 '악성'이라고 한다. 


발췌 :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제인 플랜트 지음)


병원의 첨단 검사만 믿지 말고 평소 자가 진단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자가진단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부분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음식도 치료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쓴 식습관 파트입니다. 이는 '중국 여성은 왜 서양인에 비해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을까?'라는 저자의 과학자적 의구심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유제품이 암의 위험을 키운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특히 갈릭토스 분해효소가 적은 여성이 매일 유제품을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난소암의 위험이 3배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결론적으로 제인플랜트는 유제품과 유방암의 관계가 흡연과 폐암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정리합니다. 덧붙여 저자는 '우유 같은 자연 식품이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우유는 완전식품이다. 송아지에게라면'이라고 발언합니다. 


아울러 '식이요법을 암 치료의 일부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유제품을 먹지 않음으로써 칼슘 섭취가 문제가 된다면 녹색잎채소를 먹으라고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유 대신 두유, 치즈 대신 두부라는 동양식 십습관을 주장합니다. 인공향신료와 소금, 설탕은 줄여야 하지만, 된장은 물론 나물과 채소 등 권장 음식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사람인 제가 느낀 결론은 제인플랜트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사찰음식이 최고다'였습니다.  물론 우유에 대한 의견은 저자의 의견이고 이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식습관 분야에 대한 의견은 암환자로써 가치 있게 읽어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의 필수약으로 알려진 타목시펜 복용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점. 또한 비타민이나 무기질 보충제에 대해서도 먹지 않는다는 등, 병원의 보편적 지침과는 다른 내용도 담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시고 읽으셔야 합니다.  

역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라면 타목시펜 등의 약물 요법은 그대로 따르면서 평소 생활관리와 식습관만 제인플래트 식으로 바꾸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7년 동안 다섯번째 유방암이 재발했을때 "이제 희망이 없구나. 그만 포기하고 바로 죽었으면 싶었다.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던 저자가 마음을 돌이켜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과 생활방식에 대해 과학자적 자세로 접근하고 연구하여 발표한 책이라는 것도 의미가 큽니다. 이런 생활습관을 통해 현재까지 건강하게 활발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암환자에게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읽고 나면 나 자신의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됩니다. 저 또한 첫 번쨰 암, 그리고 재발하면서 얼마나 나의 습관을 바꾸었는지를 따져보자면 한없이 부끄러워지기 때문일것입니다. 


암환자에게 선물한다면!

눈물겨운 투병기가 아닌, 과학자적 자세에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분석해놓은 책이라 암환자라도 부담없이 읽을수 있습니다. 특히 식습관을 바꾸고 싶은 분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울러 암환자의 생활 방식의 기준을 잡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타목시펜 등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주장은 독자가 취사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즉,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분이 주변에서 만류하는데도 타목시펜을 먹지않겠다고 주장하는 편이라면 책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보고 '이 과학자도 안 먹잖아!'하면 표준치료를 권하는 입장에서 난감할 수 있어요. 저의 경우는 '표준치료는 꼭 따라야지'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는 쪽이라, 그냥 하나의 견해로 받아들였기에 상관없었지만요. 하지만 생활습관은 물론 특히 식습관에 대한 부분은 암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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