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유방암 수술 후기, 서글프지만 한 번은 정리하고 싶었다

 서울대 부분절제 입원부터 D-1전까지의 과정입니다

 부분절제 수술받은지는 2년이 지났고, 1년 검사에서 재발하여 전절제 수술 받은지는 1년이 아직 안 됐습니다. 아래는 유방암 부분절제 수술 후기와 전절제 수술 후기 총 5탄 중 2탄입니다. 2탄에서는 부분절제 수술을 위한 입원 과정부터 다인실 배정, 수술전 일정과 검사, 수술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는 지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전화를 받고 나서 입원할 수 있어요

2년 전 9월, 서울대로 부분절제 수술을 하러 가려고 준비하던 아침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수요일 입원, 금요일 수술이었기에 화요일까지 입원 준비물도 다 싸놓았고, 대청소에 일주일치 국과 반찬을 냉장고에 가득 쟁여 놓느라 감기 몸살에 걸리기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반드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대청소와 집안일 아니면 회사일 등을 수술 며칠 전에 몰아서 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힘들어 열이라도 나면, 수술 미뤄집니다. 그것도 며칠이 아니라 훅~ 뒤로 갈 수 있어요. 


입원 당일 아침에 오로지 기다린 건 병원 전화였습니다. 서울대 병원에서는 빨라도 기존 환자가 퇴원 수속을 하고 난 11시는 지나야 입원 유무에 대한 전화를 준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입원하고 싶은 제가 종종거려도 누군가 퇴원을 해야 저의 입원이 가능합니다.

'혹시라도 입원을 못하면 어떻하지? 환자가 많아 1인실로 배정되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쓰잘데 없는 생각도 감돌았습니다. 전화줄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병원 안내가 있었지만 마음은 계속 '전화를 할까? 말까?' 였지요. 다행히 전화는 오전 11시 30분쯤 왔습니다.


" *** 환자분, 3시 30분까지 입원하시면 됩니다. 병실은 다인실로 배정되었습니다. 개인 지참물과 보호자 침구는 반드시 가져오셔야 합니다."

(참, 수술 날짜가 확정되었다는 연락은 수술 3주 전쯤 전화로 왔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전화가 오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유방암 이야기의 파란색 부분을 참조하세요.

8화.허투양성, 게다가 삼중양성이라 표적치료까지 치료기간이 길다 실제 이렇게 연락이 옵니다. )




주민등록증 챙기세요! 입원은 성형외과? 유방외과? 

반차를 낸 남편과 서울대 병원에 도착한 건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입원 수속은 서울대 유방센터 2층 접수처에서 하시면 됩니다. 입원 수속할 때 진료카드 말고도 주민등록증도 필요합니다. 제 앞의 환자분은 "주민등록증 가져오라고 안내 받은게 없는데 왜 갑자기 주민등록증을 요구하냐?"며 데스크 직원 분께 화내고 계셨기에 더 기억이 생생합니다. 


접수가 끝나면 3층 유방외과 병실로 올라갑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하시는 분들은 특별히 병실이 모자라지 않는다면 유방외과 병동이나 성형외과 병동으로 입원합니다. 유방외과 병동은 성형을 하지 않는 분들입니다. 즉 부분절제하거나 아니면 전절제 미복원 환자들이 입원합니다. 성형외과 병동은 복원을 하시는 분들이 입원합니다. 하지만 부분절제인줄 알고 입원했는데 전절제하거나 복원하기로 했는데 상황상 미복원하는 환자도 있기 때문에 드물지만 유방외과 병동에 복원수술을 한 환자도 있을 수 있고 성형외과 병동에 미복원 환자가 있기도 합니다. 전 두 번의 수술 모두 유방외과로 입원했는데 유방외과 병동이 나중에 신축한 건물이기 때문에 훨씬 더 넓고 쾌적합니다.


서울대 본원 다인실 베스트 자리 vs 워스트 자리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다인실은 3인실과 5인실이 있습니다. 3인실은 3개의 침대가 일렬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5인실의 경우 5개의 침대가 한쪽에는 2개, 또 다른 쪽 벽에는 3개가 배치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인기가 없는 곳이 양 옆에 다른 환자의 침상이 있는 가운데 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 두 번의 수술 모두 똑같은 가운데 자리로 배정받았습니다. 같은 다인실이라도 창가 쪽에 자리잡은 2곳은 좀 더 넓찍하고 창가에 짐도 올려놓을 수 있어 훨씬 편합니다. 나머지 두 자리 중 한 곳은 문 옆이라는 단점이 있어서 좀 신경이 쓰이지만 세면대가 추가로 한 개 거기만 놓여있어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사용한 가운데 끼인 자리는 아무래도 가장 좁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수술 전 이틀을 보호자 없이 혼자 잤기 대문에 나름 가운데 자리가 좋았습니다. 겁이 많은데 양쪽에 사람이 모두 있다고 생각하니 나름 안심이 됐습니다. 또한 성격상 2인실이나 3인실에서 서로의 소음에 신경쓰는 것보다는 모두 조금씩은 시끄러운 다인실이 제 소음으로 상대가 시끄러울까 고민안 해도 돼서 마음이 더 편했습니다. 


입원 후 첫날 일정은? 

입원 즉시 몸무게와 키를 체크하고 복용중인 약이랑 건강 상태를 구두로 간단하게 확인합니다. 재발했을때는 양쪽 팔의 두께 차이를 측정했지만 처음 방문했을때는 측정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 담당 간호사로부터 간단하게 병동과 병실 안내를 받습니다. 병동 한 층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정수기와 전자레인지의 위치부터 보호자 화장실의 위치, 그리고 갈아입을 병원복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와 유방암 교육이 언제 진행되는지 등에 대한 안내입니다. 

이틀 전 입원이라 간혹 입원 당일 검사를 진행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저의 경우은 두 번 모두 입원날은 아무 검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입원하고 환자복 입고 혈압, 체온 재고 밥 먹고 푹 쉬었습니다. 


혼자 입원하거나 수술 전까지 혼자 있어도 될까요? 수술 후에는?

당연히 됩니다. 저도 남편이 입원할때만 같이 있고 짐 정리한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술 전이라 그래도 저보다는 아이들 옆에 남편이 있었으면 했거든요.  아울러 남편이 그 불편한 보호자용 침대에서 딱히 제가 필요없는 이틀을 미리 자고 힘을 빼는 것보다 이틀이라도 집에서 푹 자고 환자가 꼭 필요한 수술날과 그 다음날까지 이것 저것 요청하는 게 제가 편할 것 같았습니다.


꼭 보호자가 필요한 날은 수술 당일입니다. 수술 이후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부분절제, 전절제 모두 상황이 되면 수술 다음날까지 있어주면 환자가 좀 수월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환자 혼자 지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복부복원의 경우 최소 3일 정도는 꼭 보호자가 같이 있어줘야 합니다. 복부복원은 큰 수술입니다. 환자가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수술 전에는 심적으로 혼자 있는 것만 컨트롤된다면 혼자도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모처럼 주어진 업무가 없는 시간을 서글프게 보내기는 싫어 넷플리스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주구장창 보았습니다. 참,다인실이라 잠을 푹 잔 건 아닙니다. 옆 침상의 어르신은 원래 새벽에 일어나시는 분인지 4시즘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고 핸드폰 작동이 미숙하신지 이후에도 두 번 더 알람이 울렸습니다.  한 밤중에도 5명이 한 번씩은 돌아가면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거라 화장실 불 키는 소리와 물소리 등도 다들 조심하셨지만 들렸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소음은 예상해서 그런지 괜찮았습니다                                                                                                                                              

입원 둘째날, 즉, 수술 전날 무슨 검사를 하나요?                                                            

아침 식사를 7시 30분경 마치자 마자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하기 위해 유방외과로 갑니다. 초음파실에서 병변 위치에 유성매직으로 표시합니다. 둘째날 검사는 이게 다입니다. 유륜검사 등은 수술당일 아침에 진행했습니다. 금요일날 수술한 저의 경우는 한원식 교수님이 금요일 수술이 당시 오후에만 있어서 수술 당일 오전에 몇가지 검사를 더 했습니다. 그래서 수술이 오전에 잡히신 분과 순서가 다를 수 있습니다.


병문안, 수술 전 날도 괜찮다

수술 전날은 오전에 간단한 검사하고 밤 8시경 주사 자리 확보하려고 바늘을 꼽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당일 유방암 교육이 있으시면 받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요일별로 식생활이나 림프부종, 유방암 정보 등에 대해서 하는데 저는 가능한 다 들었고 유용했습니다. 병원에서 나온 식사 먹고 영화 보다 언니랑 친구가 따로따로 와서 잠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병문안 굳이 오시겠다는 분이 있다면 유방암 수술은 수술 전날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수술 후에는 누가 오는게 싫어서, 아무도 오시지 말라고 미리 말해두었거든요. 친구가 와서 몸도, 마음도 힘들거라고 어깨랑 등마사지, 발 마사지까지 해주고 갔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고맙습니다. 마음까지 위로가 되는 병문안이었습니다. 


저녁먹고 밤 12시부터 금식이라 져녁식사 이후 먹고 싶은 간식 있으시면 챙겼다가 드시는 분도 계시던데 저는 이미 뱃살이 두둑한 아줌마 몸매라 병원에서 주는 것만 먹었습니다. 저녁 8시쯤 수술 안하는 쪽 팔에 혈관 확보해 놓으려고 굵은 바늘을 꼽습니다. 머리를 감거나 팔을 많이 사용하시 일이 있다면 그전에 해두셔야 합니다. 바늘이 좀 불편하게 꼽혀서 신경이 좀 쓰였던 기억이 납니다. 




수술 순서는 위급한 수술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거는 수술, 또는 나이가 많은 환자나 타병력이 있는 환자가 우선 배정됩니다

수술 순서는 수술 전날 정해집니다. 순서는 환자의 조건이 큰 차이가 없는 경우 나이가 많으신 분이 먼저 배정됩니다. 다만 수술시간이 길거나 (복부복원) 타과와 협진(재건 등) 의 경우 해당 환자의 수술이 당겨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외 기타 지병이 있어서 추가 관찰 소견이 있는 경우도 앞당겨집니다. 즉, 해당 과의 가장 위급한 수술이거나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타과 협진 환자가 먼저 수술하고 모두 동일한 조건이면 나이가 많은 분이 우선입니다. 


저는 오후 3번째 수술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중에 돌아가는 눈치를 보니 오후 총6명을 수술하는데 첫번째 수술이라고 정해진 분이 2분, 2번째 수술이라고 정해진 분이 2분, 저포함 30대 한 분이 3번째 수술로 배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둘이 동시에 들어가나?' 살짝 의구심을 가졌지만 수술장 앞에서 그분을 만나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이후 부분절제 수술과정은 아래 3탄으로 연결됩니다.

유방암 정보 

유방암 부분절제, 전절제, 두 번의 서울대 수술후기입니다.

3탄. 유방의 암을 제거한 후, 채워진 써지브라와 배액관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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