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탄. 유방의 암을 제거한 후, 채워진 써지브라와 배액관이 낯설다.

'곽청술은 아니겠지 생각하다 마취됐다. 통증과 함께 서지브라가 느껴진다'. 

유방암 절제 서울대 수술후기 5탄 중 3탄인 부분절제 수술 후기입니다.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2년 전의 일입니다. 1년 후 재발로 진행된 전절제와 비교하면 부분절제가 회복속도나 향후 통증 등의 부분에서 훨씬 낫습니다. 

부분절제 수술후기는 2탄과 3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2탄은 입원부터 수술전 검사와 과정을, 아래 3탄에서는 수술당일 유륜주사와 수술 과정, 통증, 써지브라, 림프부종과 곽청술, 퇴원, 비용 등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1년 후 재발로 진행된 전절제 수술후기는 4탄과 5탄을 참고하세요.

수술 전 와이어? 심기와 유륜주사, 얼마나 아플까

한원식 교수님은 제가 수술한 2년 전 금요일은 오후 수술만 하셔서 유방암 수술이 오후에 잡혔습니다. 먼저 오전 8시부터 2층 초음파실과 촬영실 가서 병변 위치에 와이어?를 심고 제대로 심어졌는지 촬영도 합니다. '억'소리가 날 정도 아프다고 들었고 마취도 안 하고 진행하는데 저는 그냥 따끔했습니다. 간호사분이 위치나 사람에 따라 고통의 차이가 크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저의 경우 전날의 혈관 확보주사가 더 아팠습니다.  


그 다음은 핵의학과 가서 유륜주사를 맞았습니다. 유륜주사는 순간 몸이 지지직 떨릴만큼 따끔했습니다. 유륜주사도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 저는 참을만했습니다. 유륜 주사 맞고 검사를 합니다. 수술받는 분들이 꽤 많아서인지 아니면 중간에 좀 기계 문제로 지체되서인지, 검사는 8시부터 시작했는데 병실로 돌아오니 10시 20분 정도 됐습니다. 오후 수술이고 첫 타임이 아니라 남편에게 11시까지 오라고 하니 충분했습니다. 


수술 시작, 차가운 수술장 공기, 수술대 위에 누우면 다리를 묶는다.

2시 30분쯤 연락이 와서 화장실 한 번 갔다오고나니 휠체어가 와 있습니다. 병원에서 주신 일회용 모자와 일회용 양말을 신고 휠체어 타고 수술실로 갑니다. 휠체어 미시는 분이 매우 노련하게 꽤 긴 수술실까지의 거리를 빠르게 이동해주십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눈물이 날 수 있습니다. 저는 눈물날까봐 고개 숙이고 발만 뚫어지게 본 기억이 나네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울음이 터질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다행히 예전에 본 글이 떠오르더군요. "부모나 가족 생각하면 눈물나니, 마취약 진통제 발명해 주신 분께 감사하자"라는 내용을 되새겼습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혹여 울어서 코나 목이 막히면 수술 후에 내가 불편할까봐 참은 것도 있습니다.


수술장 앞까지 보호자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휠체어로 수술장까지 저를 옮겨주신 직원은 거기까지 동행이구요. 수술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됩니다. 저는 오후 수술이라 수술장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이 적었지만 그래도 5,6팀은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 기억이 안 나는데 5살? 6살 정도나 되었을까 싶은 아이가 있더군요.  아이는 핸드폰에서 나오는 만화 영화에 빠져있었는데 아이 손을 못 놓고 울 듯한 아이 엄마의 표정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 또한 엄마였기에 순간 '그래도 내가 아픈게 낫지'라는 생각이 들어 참았던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전절제때도 중학생쯤 되는 덩치 큰 학생이랑 같이 대기했습니다. 어떤 경우든 바로 옆 엄마 마음만큼 아픈 건 없었을 겁니다. 마음이 정말 짠했습니다.) 조금 후 파란색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나와 한 번 더 저의 인적 상황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수술장으로 들어갑니다. 


출산 외에는 수술장이 처음이라 긴장해서 세부적인 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술장 공기가 매우 차가웠다는 것(하지만 이불 같은 걸 하나 덮어주셔서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수술대 위로 직접 올라가면 의료진들이 다리를 묶습니다. 다리에 혈압 체크를 위한 기구를 끼우는데 꽉 끼워진 건지 살짝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마치 산소호흡기같은 것을 얼굴에다 씌웁니다. 호흡 한 7번 정도 하고 나니 블랙 아웃됩니다.  당연히 수술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의식이 사라지기 직전 뜬금없이 "설마 곽청술을 하진 않겠지?'라는 걱정은 조금했습니다. 수술 후 의식없는 상태에서 회복실로 옮겨집니다. 회복실에서 의료진이 제 이름을 부르셔서 4시쯤 깼습니다. 즉, 수술 시작과 의식 회복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지 않은 겁니다.  

깨자마자 저는  "몇 시인지?" "림프절 몇 개 떼었는지?" 부터 물어보았습니다. 써지브라(서지브라)로 꽉 눌려진 가슴쪽이 왠지 뜨겁고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참을 만한 정도였습니다.





수술장에서 림프절을 많이 또는 적게 떼는 의미는 무엇일까?

수술장에서는 임파선 전이유무에 따라 림프절을 떼어냅니다. 즉 많이 떼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임파선 전이되었을 확률이 높고 치료의 입장에서는 많이 뗄수록 항암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상피내암이 아닌 이상 대부분 최소 3~5개정도는 떼어냅니다. 미세전이라도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갯수가 다른 건 사람에 따라 림프절이 뭉쳐 있는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떼어낸 림프절이 모두 전이되었을때는 옆의 림프절을 추가로 더 떼어내고 이게 계속 더 진행되면 곽청술을 해야 합니다. '액와 림프절 곽청술', 즉 곽청술은 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단, 이때 림프부종, 감각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 수술 후 정말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수술 후 병실에서 꼭 필요했던 3가지는? 그리고 진통제 맞아야 할까?

회복실에서 별 이상이 없으면 병실로 올라옵니다. 보호자는 처음부터 병실에 대기하라고 안내받습니다. 간혹 수술장 앞에서 기다리다가 환자가 들어가는 입구와 출구가 다를 수 있어 엇갈려서 환자는 병실로 올라왔는데 보호자가 없어서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4시 30분쯤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가슴 통증은 좀 있지만 이미 수술장에서 진통제를 맞아서인지 견딜만 합니다. 의료진의 지시는 '9시 40분까지 금식이며 자지말고 심호흡해라. 이상이 없으면 9시 40분 이후 죽을 먹으면 된다'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수술이 끝난 시간이 3시 40분으로 추청됩니다. 기본적으로 6시간 금식하거든요. 

이 때 꼭 필요한 것이 보호자입니다. 수술 후 병실에서 꼭 필요한 것 3가지를 꼽으라면 보호자와 물과 종이컵을 챙기라고 하겠습니다. (물은 못 먹습니다.) 다른 수술에 비하면 매우 짧은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가슴은 물론 온 몸이 뻐근하고 기운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몸도 주물러주고 침상도 높여주고 이불도 덮어주고 이때 할 일이 가장 많습니다. 금식이지만 입이 바짝 말라 불편하기 때문에 물을 살짝 입에 물고 (삼키면 안됨) 가글만 해서 종이컵에 여러 번 뱉으라는 조언이 있어 해보았더니 한결 좋았습니다. 참, 자기 전까지 크게 고통스럽거나 하지 않았지만 잠이라도 푹 자고 싶어 간호사분께 진통제 놔 달라고 해서 맞고 푹 잤습니다. 아픈거 생으로 고생하실 필요없습니다. 과용하지만 않으면 진통제 이용하는 게 전 더 나은것 같습니다. 이후 9시 40분 지나 죽 먹고 자면 됩니다. 온 몸이 녹초가 되어서인지 생각보다는 잘 잤습니다.


수술 후 언제까지 보호자가 상주해야 할까?

유방암 부분절제 수술의 경우 수술 다음날 오전까지는 있어주셔야 좋습니다. 혼자 일어나기도 힘들고 수술 한 쪽으로 돌려누우면 안되고 돌려눕기도 힘들기 때문에 불편합니다. 하지만 낮부터는 컨디션이 괜찮아 손운동 등 병원에서 안내해 준데로 걸어다녔습니다.  안전하게는 최소 이틀밤까지 같이 상주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옆 침상은 70대 이후의 할머님이셨는데 수술 둘째날 새벽에 갑자기 호흡이 잘 안된다고 비상 호출을 해서 같은 병동의 환자가 모두 놀라 깬 적이 있습니다. 부분절제 하신분이고 수술은 잘 되었다지만 보호자가 없어서 할머님이 많이 놀라셨던 기억이 납니다.  


수술 이후 병동에서 받는 치료나 검사가 있을까요?

의사 선생님은 회진때 한 번 가슴상태 확인하셨습니다. 저는 금요일 수술이라 주말이 껴서 교수님 수술 후에 한 번뿐이 못 뵈었습니다 수술 후 소독 등의 처치는 간호사님이 써지브라를 오픈해서 확인 후 중간중간 자주해주셨어요.  별도의 검사는 없었고 혈압. 체온, 배액관양, 가슴 상태 등을 주기적으로 체크(가슴이 너무 부었는지, 서지브라가 잘 채워져있는지, 피가 나는지, 어지럽지는 않은지, 식사는 했는지,변비는 오지 않았는지 등)하셨습니다.


서지브라? 써지브라라고 수술 후 착용한다던데

수술 후 특이점은 환자 모두 기존의 브라가 아닌 (팬티 브래지어 포함 모든 속옷은 벗고 수술장 입장, 생리할 경우만 생리대와 팬티 착용) 써지브라(서지브라)를 착용한다는 점입니다. 써지브라(서지브라)는 수술 후 채워져 있습니다.  써지브라는 그냥 하얀 평평한 브라인데 수술 부위를 압박해서 조여주는 목적입니다. 의료진이 자주 열어서 소독하고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서지브라 가슴 앞쪽에 찍찍이가 있어 앞쪽으로 오픈합니다. 

생리할 때 수술 주의점과, 써지브라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퇴원은 수술 이틀 후? 배액관량의 기준이 있다던데

수술 이틀 후 오전까지 다행이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냈습니다. 수술 후 오른쪽 팔에 꼽은 바늘은 이미 제거했고 겨드랑이에 꼽은 배액관만 달려있습니다. 수술을 두 번 하니 배액관통을 보니 부분절제인지 전절제인지 알겠더라고요. 저의 경우만 봐도 투명하게 안이 보이는 작은 동그라미 통을 부분절제 때 사용했고 납작한 원통형의 위에서 볼때 동그란 부분은 흰색 커버로 안 보이고 옆테두리에 핏물이 고인게 보이는 더 큰 통이 전절제할때 사용했습니다. 주위 분들도 그랬구요. 재건할 경우는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배액관이 더 달립니다. 


수술전 안내받을때 입원날짜부터 보통 부분절제는 4박 5일 예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수술전 날 간호사분도 배액관 양이 30CC이하가 되면 배액관을 떼고 퇴원절차를 진행할 거라고 말씀해주셨구요.

저는 5일째가 일요일이라 오전에 레지던트인지 인턴이신지 구분이 안 가는 의사 선생님이 오셨는데 전날 제 배약량이 27cc라며 퇴원하라고 하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저는 그런가 보다 하고 며칠 입원 중에 얼굴을 알게 된 옆방의 같은 날 수술하신 분들께 인사하러 갔는데. (옆방은 유방암 환자가 4명이었음) 30대 초반의 미혼 아가씨 2명은 저처럼 퇴원 준비를 끝냈지만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2분은 갈 수 없다고. 버티시던 중이더라구요. 의료진은 당장 퇴원하라하고 환자는 (사실 상태는 모두 퇴원하실 정도는 되었습니다.) 집이 지방이라 절대 오늘 퇴원못한다고 우기는 이상한 상황이었죠. 저는 인사만 하고 퇴원해서 결말을 알지 못했는데 나중에 이 환자분을 방사선 치료할때 만났습니다. 그분이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보험비 혜택받으려면 하루도 집에 안가고 연계를 해서 입원해야 되서 배째라 버틴건데 나만 통했다. 이틀 후인가 요양병원가셔서 쭉 요양병원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즉, 입원 일수 계산이 중간에 집에 하루 갔다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면 다시 초기화되서 그런 것 같아 환자분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누군가 퇴원해야 입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병원인지라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서울대 부분절제 4박 5일 입원 및 수술 비용은?

4박 5일 5인실 입원, 비용은 50만원 조금 넘었습니다. 사실 계산할 때 생각보다 너무 적게 나와서 남편이 한 번 더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다인실을 사용했어도 수술이라 일이백은 훅 넘을 줄 알았거든요. 사실 나중에서야 안 일이지만 같은 부분절제라도 저는 비용이 매우 낮은 편이었습니다. 부분절제도 이백 정도 비용이 드신 분도 많이 봤거든요. 아마도 비급여되는 추가 주사를 맞거나 추가 처치에 고비용이 들거나 하는 경우도 비용의 차이가 생기겠지만 무엇보다 부분절제시 인공진피로 가슴을 보존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경우 인공진피를 사용하지 않아서 금액이 낮았던 거로 추정됩니다. 비급여에서 기억나는 건 서지브라가 한 4만원 정도 했다는 사실입니다. 다인실을 이용한 것도 알뜰한 비용에 한 몫했구요. 상세한 영수증 내역은 영수증 카테고리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퇴원후 주의할 점! 부종!!!!

첫 부분절제 수술 후 기억에 남는 것은 병원에서는 수술 다음날부터 걸어다니고 원에서 나누어준 림프부종을 예방하는 손운동도 자주 해서인지 상태가 괜찮았는데 수술 이틀 후 집에 오자마자 기운이 급속히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병원은 그래도 밖이라 긴장하고 있었고, 수술 후 부분절제라 통증이나 이동이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 병원에서 씩씩하게 지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니 몸도 마음도 풀어지더군요.  일단, 몸 상태가 감기 몸살처럼 축 쳐졌습니다. 또한 원래 거의 안 붓는 체질인데도 집에 와서 누우려고 보니 손가락과 손등이 부었습니다. 퉁퉁해지면 그게 바로 부종입니다.  물론 사방 2mm이하였지만 한 눈에 식별될 정도로 붓더군요. 아마도 집에 오는 과정동안 남편 차를 편하게 타고 왔지만 1시간 남짓 거리가 피곤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두어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림프부종과 관련 운동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게시하겠습니다. 특히 곽청술 하신 분들은 주의, 또 주의하셔야 합니다.


1년 후 재발로 진행된 전절제 후기는 4탄, 5탄으로, 병원 이용에 관련한 세부 사항은 추가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유방암 정보

4탄. 유방암 전절제 수술 후기, 재발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유방암 이야기

18화.첫 수술은 가장 위험한 환자나 나이가 많은 환자가 배정된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