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혹 양성물혹? 악성이면 쌍암, 복부씨티도 무섭다

산부인과 검진을 가는 날입니다. 문득 1년 전 난소의 8cm 이상의 물혹으로 난소암 검사까지 진행하고 수술대에 누웠던 것이 생각이 나서 궁금한 분을 위해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처음 초음파실에서 이상을 발견한 시점부터 난소암 일지 몰라 진행한 복부 시티 그리고 수술 후기까지 1,2편으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6월 25일 산부인과 정기 진료 

서울대 산부인과 진료는 교수님을 뵙기 전에 채혈을 하고 초음파실에 들려야 합니다. 초음파실에서는 늘 여자 담당자가 배정되었는데 오늘은 남자 의료진입니다. 성별과 상관없이 다들 잘 하시겠지만 중년의 나이인 지금도 사실 여자분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힘을 빼고 굴욕 의자라 불리는 산부인과 의자에 눕듯이 앉아있으면 질 초음파로 이곳저곳을 살피시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좀 느낌이 안 좋습니다. 뭐랄까? 한 곳은 너무 자세히 보고 여러 컷의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아니야. 그냥 내가 예민한 거야'라고 겁이 나는 마음을 다독여보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불안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초음파 진료를 마치고 산부인과 담당의인 구승엽 교수님을 뵈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제게 "***님은 추가 수납하실 내역이 있습니다."라고 말해줍니다.

 

추. 가. 수. 납.......

추가 수납의 의미는 뭔가를 더 검사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더 검사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참 싫습니다. 정말 싫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합니다. 재발했을 때 기억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와장창 부서집니다. 

 

자궁 또는 난소의 문제, 원인은 타목시펜?(놀바덱스)

사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하나 있습니다. 저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입니다. 덕분에 호르몬을 차단하기 위해 항호르몬제(놀바덱스 또는 타목시펜)를 먹고 있습니다. 항호르몬제를 먹으면 호르몬을 차단하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 일어나고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유방은 괜찮으나 자궁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누누이 들었습니다. 생리가 끊기고 자궁벽이 두꺼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재발 수술 후 현재까지 6개월간 생리가 없습니다. 그게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자궁벽의 두께를 확인하기 적절한 시기는?

저같이 항호르몬제를 먹는 유방암 환자나 아니면 자궁벽의 두께나 난소의 물혹 등이 문제가 되는 여성은 주위에 의외로 많습니다. 대부분 큰 이상은 없지만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마음 내키는 날에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생리 시작 후 4,5일째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기간이 긴 분들은 하루 정도 더 있다가 (혹시 실수할까봐)가시기도 하지만 저는 통상 3일 하고 나면 생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늘 생리 시작 후 5일째 갔습니다. 이때가 자궁의 상태를 살피기에 효과적이라고 서울대에서 그쯤 방문하라고 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원래 산부인과에 가서 확인하려고 했던 내용은?

-.자궁벽의 두께는 정상인가요?  (사실 가작 걱정했던 부분입니다. 저는 지난 12월에 생리를 하고 6개월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혹은 없는지요?

-. 폐경 수치가 높지는 않은가요?

-. 생리를 안 하면 자궁 내만 두께의 변화는 물론 기미가 생기나요?

 

구승엽 교수님과의 초음파 결과 상담

진료예약시간은 10시 45분, 하지만 구승엽 산부인과 교수님은 늘 환자가 넘쳐납니다. 제가 조금 늦게 도착한 것도 이유긴 하겠지만 그래도!~ 12시에 진료를 본 것은 많이 늦은 것입니다.  뭔가 더 추가 검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교수님 얼굴만 뚫어져라 보게 됩니다.

-. 뭔가 안 좋은게 있나요?

-.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이고 빈혈 수치도 정상이다. 간 기능 검사 좋고, 콜레스테롤 좋고, 피검사 수치 괜찮고, 암 종양 표지 수치 정상입니다.

-....... (하지만 무섭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먼저 하시면 마지막에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더 무섭습니다.)

-. 왼쪽 난소에 6.5cm 이상의 혹이 있으며 내막도 10미리로 두껍습니다. 혹의 경우 3cm 이하면 저절로 사라질수도 있어 두고 보지만 현재는 더 큽니다. 현재 사이즈는 크지만 모양은 문제가 없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시티를 찍어봅시다.

-........(눈물이 납니다.) 교수님 전에는 5cm이상인데고 그때는 시티 찍어보지 않고 기다려보자고 하셨잖아요. 왜 오늘은 찍어야 하나요?

-. 찍어봐야 압니다.

더 상세한 답변을 원했지만 딱 한 마디만 하십니다. 구승엽 교수님도 불확실한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 같았습니다.

 

7월 7일 산부인과 복부씨티

(1) 복부 시티 (ct) 전 준비사항

저녁 6시 10분 예약이다. 복부 시티 할 때는 금속물질, 브래지어, 속옷 모두 탈의해야 합니다. 5분 정도 대기후 ct준비실로 먼저 입장했습니다.

 

(2) 시티 준비실

준비실에는 시티실 전문간호사인듯한 의료진이 앉아있습니다. 

조영제 투여를 위한 혈관 확보부터 해야 한다고 합니다. 팔을 맞기고 쳐다보지 못했는데 "좀 아프다"라는 간호사의 말처럼 아픕니다. 주의사항은

-. 임신하시지 않으셨지요? (복부 시티이나 산부인과 중심의 시티이다.)

-. 예전에 조영제 부작용이 없었는지?

-. 없었더라도 새롭게 생길 수도 있으니 혹여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말해라

-. 속이 메슥거리거나 심박동이 빨라지거나 어지러우면 바로 말해라

-. 귀가 이후에 간지럼증 같은 피부발진이 생길 수도 있다

 

(3) 시티(ct) 검사실

시티 검사실에 입장했습니다. 6시 이후 검사라 환자가 적어 오히려 편리했습니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반듯하게 누워 만세를 합니다. 기계가 위아래로 몇 번 움직입니다. 이후 아까 설명간호사분이 와서 주사를 투여합니다. 

"잘 들어갔습니다. 살펴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혹시 이상 증세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말해줍니다. 따스한 그 한마디가 고맙습니다. 가장 먼저 목구멍 쪽이 화해집니다. 그리고 양손 끝이 뜨거워집니다. 매번 조영제 투여하면 그랬기에 가만히 있습니다.  이 와중에 기계는 위아래로 몇 번 움직입니다. 

"숨 참으세요."

"숨 쉬세요"

의 반복이 대여섯 번은 됩니다. 끝나면 주사를 빼주고 십 분 정도 앉아있다가라고 합니다. 이상반응이 혹여 나타나는지 체크하리 위함입니다. 

 

(4) 검사 후 주의사항

검사 후 2일 동안 물을 많이 먹습니다. 조영제 배출을 빨리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7월 16일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님과 복부 시티 결과 상담

긴장된 마음...

다행히 첫마디가  "난소암은 아닌 것 같다"라고 하십니다. 갑자기 울컥합니다. 사실 시티를 찍으면서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은 난소암이었으니까요.. 유방암에 이어서 난소암을 경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라 항호르몬제가 많은 도움이 되지만 반면 난소나 자궁에는 안 좋은 환경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구승엽 교수님의 다음 말은

"다행이 암은 아닌 것 같고 양성 혹, 물혹처럼 보인다. 임파선 등도 괜찮다. 담석이 있는데 알고 있는지?"

"네. 소화기 내과에서 협진하고 있습니다. "

"시티상 물혹이 오른쪽이 1.8cm, 왼쪽이 8cm이다. 1.8은 도고 볼 수 있지만  8cm는 크다. 수술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단 세침 천자, 즉 바늘 흡입이라고 하는 걸 해보자. 바늘로 물을 뺴는 거다. 그리고 조직검사도 할 것이다"라고 말하셨다. 

"수술을 하는 건 아닌가요?" 다급한 마음에 수술부터 외쳤습니다 다.

"수술하고 싶나? 원하면 해줄 수 있다. "

"아니오!!!(절대 하고 싶지 않다.)

"끄럼 세침 천자해보자. 하지만 다시 생길 수도 있다. 그건 그때 생각해보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악의 상황 (난소나 자궁적출)까지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저였기에 그전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무조건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서울대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님이 권하셨다면 그게 가장 좋은 패겠지요. 

 

골다공증 검사 문의

정신없이 의사 선생님을 뵙고 나오고 나서야 안 물어본 게 생각이 났습니다.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님께 "저는 골다공증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나요?"물었더니 한원식 교수님 왈 "산부인과에 문의하세요"하셨었기 때문입니다. 

담당 간호사님께 물어보니 2019년 1월에 한 골다공증 검사가 가장 최근이라고 합니다. 벌써 꽤 지난 날짜입니다. 원하면 오늘 할 수 있다고 해서 하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위 시점과는 1년 후인 오늘 다시 유방외과 정기검진이라 가서 골다공증 언제쯤 다시 할까요? 하고 여쭈어보았습니다. 오늘은 한원식 교수님이 강의로 다른 젊은 의사분이 대진하셨습니다. 대진의 왈 "아직 폐경이 아니시고 지난 검사에 이상이 없으니 몇 년 더 있다가 폐경되면 그때 하세요"하시네요. 

사실 저는 최근 6개월 이상 또 생리를 안 해서 다시 여쭈어보니 "항호르몬제 때문이니 나중에 하세요!" 하시네요.  궁금하신 분들 참고하세요.

 

7월 24일 날 진행한 난소혹 낭종 흡인 절제 수술 후기는 아래를 클릭하세요.!

난소혹 낭종 경화술(흡인절제술)후기, 따가웠고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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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3기 환자의 치료과정 및 투병기 암환자로써 가장 좋아하는 암투병기는 어떤 걸까요? 아마도 힘든 투병 생활을 거졌으나 현재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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