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슬라이드 염색 등 유방암 수술 전원서류까지 챙겼어요.

병원 전원 2탄입니다. 

'어떻게 교수님께 말해야지?'와

'전원, 어떤 상황에서 필요할까'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먼저 읽고 오시는게 도움이 될 거예요.

2020/06/16 - [유방암 정보] - 표적치료 퍼제타 전원부터 담당의 변경까지 눈치가 보였지만


서울대로 전원을 결정한 후 제일 먼저 제가 한 것은 암 진단이 내려졌던 대학병원을 다시 방문하는 거였어요. 당연히 전원 서류를 떼러 간 거지요. 하지만 전원 서류를 뗀다는 건 결국 의사 면전에서 "나는 다른 의사한테 갈 꺼다~"라고 말하는 거라, 많이 어색하더라구요. 하지만 무안하던, 쑥쓰럽던 소견서나 진료의뢰서는 담당 의사만 떼어줄 수 있어서 꼭 한 번은 만나셔야 합니다. 사실 저도 말이 쉽게 안 나오더라구요. 다행히 저의 담당 의사분은 흔쾌히 다른 곳도 가보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전원시 지참 서류 목록 

1. 소견서나 진료 의뢰서 

2. 영상자료 CD, 영상 판독 결과지

3. 조직 검사 결과지

4. 조직 슬라이드 10장 (염색 1장, 비염색 9장) 또는 조직블럭

5. 약 처방내역 (기존에 치료중인 분들에게만 해당됩니다.)


전원 서류, 어디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뢰서와 조직검사 슬라이드는 일단 의사 선생님 진료를 꼭 보셔야 합니다.  (저도 진단받은 첫날 멍해서 그냥 어버버~하다가 그날은 그냥 왔구요. 결국 전원을 결정하고 다시 예약잡아 기존 병원에 진료봤어요.  결국 진료비 다 내고  '교수님, **병원에도 가보겠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 한거죠. 나머지 서류는 간호사분이 서류 발급창구를 알려주셨어요. 영상 서류는 영상 기록실에서 조직슬라이드는 병리과에서 받았습니다. 


전원 서류와 준비물, 받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의뢰서나 영상 서류 등은 교수님 진료 보고 나면 금방 받을 수 있습니다. 대형병원이라면 보통 환자 대기 시간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조직 슬라이드는 2,3시간에서 며칠이 걸리기도 해요. 저는 전원 서류 받으러 간 날 9시 30분대 예약이었는데 교수님 뵙고 서류 떼고 영상 시디 받는것은 약 한 시간 반 정도 결렸던 것 같아요. 다만 조직 슬라이드는 2시에 찾으러 오래서 갔더니, 깜빡 하신건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지 또 한 시간 정도 기다려서야 받았습니다.


최소 병원 3곳은 갈 건데, 전원 서류도 모두 3장씩 발급받아야 할까요?

원래 따로 따로 발급받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집에서 칼라 복사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원본이 있어요. 아니면 제출한 병원에 다시 돌려달라고 하면 당일날 다시 돌려받을 수 있어요.  영상 시디는 병원에서 직접 등록한 후 바로 돌려 받아요. 문제는 조직 슬라이드예요.


조직 슬라이드나 조직 블록을 가지고 오라고 하던데, 그게 뭔가요?

조직 블럭은 몸에서 떼어낸 암조직을 파라핀 블록 형태로 만들어 놓은 거예요. 저도 용어는 잘 모르지만 조직 슬라이드는 조직 블록의 단면을 깎아 현미경으로 보려고 유리판 사이에 끼운 거라고 이해하심 쉬워요. 즉 블록은 암조직의 원본이고 조직 슬라이드는 암 조직의 일부를 슬라이스 해놓은 거랍니다. 그런데 이 조직 슬라이드는 블록 사이즈만큼만 자를 수 있는 거예요. 즉, 내가 병원을 10곳 간다고 10개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지요. 물론 조직이 워낙 컸다면 많이 커팅할 수 있겟지만 떼어난 조직블럭 원본이 작다면 몇 개 안 나와요. 무엇보다 블록을 떼면 뗼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병원을 세 곳 이상 가볼 건데, 제한된 슬라이드나 조직 블록은 여러 병원에 어떻게 내나요?

두 개의 방법을 많이 사용해요. 

첫째, 일단 가보고 싶은 첫 번째 병원에 제출하시고 (조직블럭은 병리과로 직접 내요. 병리과에 직접 내면 서울대는 접수된 블록을 공중에 연결된 카트 같은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구요.) 제출한 병리과 담당 직원에게 언제 돌려봤을 수 있냐고 물어보셔야 해요. 빠르면 당일도 받았다고 들었지만 5일 또는 2주 후에 받는 경우도 봤어요. 즉, 받는 날짜를 잘 조정하셔서 다음 병원에 방문하시는 방법 뿐이 없어요. 하지만 병원별 진료일이 쭉 붙어있으면 사실 애매한 방법이긴 해요. 매번 왔다 갔다도 너무 정신없구요.

저라면 두번째 방법을 쓸 거예요.

둘째, 초진때 조직 슬라이드만 빼고 가셨다가 나중에 병원이 정해지면 조직만 그때 제출하는 방법이예요. 가보고 싶은 병원이 A,B,C라면 조직 블록을 일단 가져가지 말고 세 곳 다 방문하세요.  다른 서류는 중복 발급이 되니까요. 보통 초진때 치료 방향은 초음파와 유방 촬영된 자료 보고 결정이 되는 거라 정말 교수님 뵈러 가는 것이거든요. 그때 "블록 왜 안가져왔냐?" 하시면 "깜빡했다. 며칠 후에 제출하겠다"하시고  (병원측에서 몇일까지는 제출하라고 하실거예요.) A,B,C 모두 블럭없이 방문했다가 마음 정하신 최종 병원에만 조직 슬라이드나 블럭을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특히 블럭을 커팅하면 할 수록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저는 두 번째 방법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이렇게 일일이 알아보고도, 서울대 가서 "바로 이 교수님이다." 라고 꽂혀서 그 곳에만 제출했지만, 초기에 우왕좌왕할때, 혹시라도 도움이 되실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작성해보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전원 후 첫 진료(한원식 교수님)랑 수술 전 검사에 대해 작성해 볼 예정입니다.

오늘은 1년 6개월 검사 중 유방 초음파를 했습니다. 유방 초음파만 했는데 왔다 갔다 하니 벌써 지치네요. 푹 자고 다시 화이팅 하려구요.


유방암 정보

2020/06/14 - [유방암 정보] - 주치의 정하기, 단 암0기는 선택이 제한적일 수 있어요


유방암 스토리

2020/06/05 - [유방암 이야기] - 재발, 제발 아니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